140630 월🌙별에서 온 연애 (with 이지형)

📚

해마다 유월이면 / 최승자

해마다 유월이면 당신 그늘 아래

잠시 쉬었다 가겠습니다.

내일 열겠다고, 내일 열릴 것이라고 하면서

닫고, 또 닫고 또 닫으면서 뒷걸음질 치는

이 진행성 퇴화의 삶.

그 짬과 짬 사이에

해마다 유월에는 당신 그늘 아래

한번 푸근히 누웠다 가고 싶습니다.

언제나 리허설 없는 개막이었던

당신의 삶은 눈치챘었겠지요?

내 삶이 관객을 필요로 하지 않는

오만과 교만의 리허설뿐이라는 것을

오늘도 극장 문은 열리지 않았고

저 혼자 숨어서 하는 리허설 뿐이로군요.

그래도 다시 한번 지켜봐 주시겠어요?

I go, I go, 나는 간다.

Ego, Ego, 나는 간다.

📻

6월의 마지막 날입니다. 왠지 무슨 달의 마지막이 되면요, 10월 정도는 돼야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구요. 근데 한 해의 절반이 이렇게 훌쩍 지났으니까 좀 그냥 넘어가기는 아쉬운 느낌도 드네요.

최승자 시인의 시처럼 시간은 이리도 속절없이 흐르는 법인가 봅니다. 우리 푸른 밤 가족들도 생각 정리하셨나요? 나는 올해 뭘 했을까? 남은 올해는 뭘 할 것인가? 이런 것들요. 별로 그런 거 생각도 안 하고 꼭 그런 거 마무리해야 하나 생각하시는 분들은요 사실 안 하셔도 돼요. 이렇게 흐르나 저렇게 흐르나 시간은 가기 마련이니까요.

대신, 그렇게 흘려보내도 될 만큼 내 인생이 무미건조하다고 느끼시지만 않으면 됩니다. 내일도 알차게 보내시길 바랄게요.

오늘 끝 곡은요 나루의 『 June song 』 들려 드리겠습니다. 지금까지 푸른 밤, 종현이였습니다.